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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들 좀 품어주세요”…여명학교 교사 건립 촉구

  • 오형국 기자
  • 입력 2026.10.08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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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078명 시민·261개 시민사회단체, 서울시의회 앞 기자회견
  • “탈북 청소년 품는 것이 사회통합과 통일 준비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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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시의회앞에서 서울에서 유일한 북한 이탈 학생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를 세운 조명숙 교장이 눈물을 흘리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 학교 졸업생 엄에스더(유니시드 대표)이다.

 

[크리스천뉴스=오형국 기자] 서울 강서구 옛 염강초등학교 부지 내 여명학교 교사 건립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가 서울시의회 앞에서 크게 울려 퍼졌다.

 

서울시민 등 국민 31,078명과 ‘여명학교 현 부지 학교 건립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공동행동’에 참여한 261개 시민·교육·종교·풀뿌리 생활단체는 10월 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과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에 여명학교 교사 건립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한국YMCA전국연맹, 교육의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흥사단, 느헤미아교회협의회 등 261개 단체가 모인 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만일 우리 사회가 이들 탈북 관련 학생들을 위한 시설 하나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다면, 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이들도 품지 못하는데 우리가 과연 통일한국과 사회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9월 17일 여명학교에서 열린 2차 주민설명회에서 발생한 갈등과 관련해 탈북 배경 청소년들의 교육권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당시 설명회에서는 일부 주민들이 “결사반대”, “다른 지역으로 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 조명숙 여명학교 교장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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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견에는 종교·교육·시민사회 인사들과 여명학교 건립을 지지하는 시민사회단체 100여 명이 자리했다

 

조 교장은 당시 “저희 아이들 좀 품어주세요. 갈 데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이에 반발하며 “제발 좀 나가달라”는 취지의 구호를 외쳤고, 여명학교 학생들이 통학하는 아파트 곳곳에도 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게시물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 측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여명학교 학생들은 분단이라는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에서 파생된 피해자들이며, 통일의 미래를 앞두고 먼저 우리 사회를 찾아온 형제요 자매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명학교가 2004년 개교한 이후 22년 동안 자체 학교 건물 없이 임대 공간을 전전해 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2019년에는 은평구 이전 계획도 주민 반대로 무산됐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임시 교실 역시 2027년 2월 사용 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교육공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여명학교 교사 건립 계획은 옛 염강초등학교 전체 부지 11,076.5㎡ 가운데 약 10.8%에 민간 재원 160억 원을 투입해 학교 건물을 건립한 뒤 서울시교육청에 기부채납하고 20년간 사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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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은 여명학교 모금액 100억 원과 현대자동차그룹 지원금 60억 원으로 마련된다. 공동행동 측은 공공 재원으로 별도의 건축비가 투입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공 재원 건축비 0원은 자랑할 일이 아니라 공공이 22년간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결과”라며 “본래 공공이 부담했어야 할 160억 원을 학부모와 교직원, 졸업생, 재학생, 시민들이 대신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교사 건립 승인은 시혜가 아니라 최소한의 공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옛 염강초등학교 부지에 설립 예정이었던 유아교육진흥원은 당초 계획보다 오히려 1,000㎡가 증설됐지만, 여명학교 건립 계획은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북 배경 청소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도 촉구했다.

 

이들은 “탈북 배경 청소년은 분단시대의 피해자들이며 통일의 미래를 앞두고 먼저 찾아온 형제자매”라며 “이들을 품는 일이 사회통합과 통일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서구 주민들을 향해서는 “사회적 약자를 품은 지역이라는 자부심은 다음 세대가 배우고 존경할 만한 가치”라며 여명학교 학생들을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받아줄 것을 호소했다.

 

공동행동은 지난 9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1차 시민 서명운동을 진행했으며, 31,078명이 참여한 서명 명부를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공동행동은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와 서울시교육청에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서울시교육청은 4자 업무협약에 따른 여명학교 교사 건립을 예정대로 추진하고 남은 행정절차의 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둘째, 서울시교육청은 2027년 2월 임차기간 만료 이후 교육 공백을 막을 대책을 밝히고 탈북 청소년 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감당할 것을 촉구했다.

 

셋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1월 회기 내에 여명학교 교사 건립과 관련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을 교육권의 관점에서 지체 없이 심의·의결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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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시의회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교육의봄 송인수대표 

 

공동행동 측은 “겨우 학교 부지를 마련했는데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결정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이는 단순히 일부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모습을 보고도 침묵하는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이어 “여명학교 학생들에게 ‘떠나라’고 말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며 “상처받고 눈물 흘리는 학생들을 위로하고, 우리가 함께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3만 명의 시민과 261개 단체가 이 자리에 모였다”고 전했다.

 

공동행동은 여명학교 교사 건립이 최종 확정될 때까지 종교계와 사회 각계의 지지 선언을 조직하고,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 및 서울시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교육위원회 심의 방청과 결과 공개 등 가능한 모든 행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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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학교 문제는 단순히 학교 건물 하나를 어디에 세울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탈북 배경 청소년들의 교육받을 권리와 우리 사회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품을 것인가를 묻는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독교계에서는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마 25:40)이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처럼,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웃을 품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여명학교 학생들이 더 이상 임시 공간을 전전하지 않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교육당국, 지방의회, 지역사회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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